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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제작소
저자 차병직, 윤재왕, 윤지영 대학시절 '헌법총론'이라는 법학 전공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다. 민법, 형법에 비해서 상당히 추상적이고 난해하다고 느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통해 헌법 전문을 읽으면서, 이렇게 '친절한' 언어를 구사하는 부분도 있었나? 싶어 갸우뚱했다. 그리고 노동법이나 주택임대차 보호법 등등 민법 분야에 비해서 나의 일상과는 괴리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난 뒤에도 여전히 헌법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이 많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지만, 헌법이 우리나라 법체계의 뿌리인 만큼 대단히 중요하며, 개인의 삶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앞서 말한 노동법이나 주택임대차 보호법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자 ..
제목 저자 한병철 폭력 : 신체적인 손상을 가져오고, 정신적·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는 물리적인 강제력 배경지식 부족 탓인지 책 내용을 세세하게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은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사회에 이르러 '폭력'이 모습을 많이 감춘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특징만 바뀌었을 뿐이다. 성과사회는 '하면 안 된다'는 부정성 대신 '할 수 있다'는 긍정성이 과하게 넘쳐흘러, 각 개인은 인지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착취하게 되었고 우울증이라는 정신적 질환이 만연하게 되었다. 성과 지상주의는 한국에서만 유독 심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외모조차도 성과의 대상이 되는 곳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문제로 지적해서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도 들었다. ..
저자 박주영 대학 시절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한때, 나의 초기 선택지 중에는 법조인도 있었다. 다른 현실적인 여건들은 차치하고서라도, 타인의 삶에 너무나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일을 나의 업으로 삼을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던 기억이 난다. 를 통해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지 못했던 판사의 삶을 들여다보며, 내가 생각했던 수준 이상으로 마음의 부담과 압박감을 느끼는 자리가 아닌가 싶어 새삼스레 놀랐다. 책에 소개된 사건만 해도 가정폭력, 성범죄, 고래고기 판매 사건, 산재사건 등등 상당히 광범위한데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배경지식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해야 할까? 정량화하기 불가능해 보이는 이런저런 가치에 어떻게든 '값'을 매겨야 한다는 건 얼마나 골치가 아플까? 또..
저자 조지 오웰 이 소설은 농장의 동물들이 인간을 몰아내지만 결국 돼지들의 독재로 인해 '굶주림과 고된 노동 그리고 실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야기다. 조금의 과장이 있을지는 몰라도 지독히 현실적이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뻔할 수 있는 이야기의 흐름이다. 예를 들어 독재의 핵심에 있는 나폴레옹은 전형적인 독재자 그 자체다. 새끼 강아지들을 데려다 자신의 사병으로 키운 뒤, 무력을 통해 스노볼을 동물농장에서 쫓아내면서 자신의 의견에 반대할 수 있는 견제 세력의 싹을 완전히 잘라내는 데 이어 이후에는 그를 공공의 적으로 재탄생시켜 동물농장 내부의 결속력과 자신의 지위를 더 견고히 한다. 또한 일요일 회합을 폐지하며 동물들 간의 토론을 막아 버리고, 동물들이 함께 정했던 칠 계명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체계를 ..